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 -평균 나이 115세의 인생 라이프스타일

 그냥 갑자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생각하다가 집어 든 책이다. 성공, 성취 이런 것들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소소하게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걸까 궁금했다. 특히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이나 아프지 않게 노후를 보낸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장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뭔가 힌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장수한 사람들의 공통점 같은 게 있다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런 건강 관련 책을 읽게 되었냐면 살아가면서 중간 중간 몸이 안 좋아지거나 했을 때 젊을 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건강이란 게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냥 건강한 상태를 너무 당연하게 여긴 것 같다. 몸이 약해지거나 아프거나 한 것의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너무 건강해도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적당히 중간중간 아파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고 조금씩 건강도 챙기고 조심한달까.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본 100살 먹은 원로 철학자도 자신은 100세까지 살았지만 사실은 20살까지도 몸이 약해 언제 죽을지 몰라 항상 무서웠다고 한다. 그런 분이 100살까지 산 것 보면 평소에 그만큼 조심하니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자신도 말하기를 조금 무리하거나 하면 몸이 가장 빨리 알고 반응이 와서 어쩔 수 없이 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혀 아프지도 건강하기만 하면 건강의 소중함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홀해지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은 장수하는 일본의 지역으로 유명한 오키나와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의학 관련 전문가가 아닌 취재 기자가 쓴 책이라 다소 전문성은 떨어지고 그에 반해 읽기는 편해 쭉쭉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래도 내용은 가볍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다 담고 있는 것 같다. 장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대충 감이 온달까. 아마 이런 장수하는 생활 방식은 누구나 다들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 속에서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소홀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에 소개된 내용은 너무 뻔한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핵심은 여유를 가지고 무리하지 않고 사람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다. 너무 간단해서 겨우 그거야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간단해 보여도 세상 살다 보면 참 지켜지기 힘든 것 같다. 바쁜 현대에서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지내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저런 여유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노력을 요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살다보면 여러 인간관계 트러블도 피할 수는 없는데 이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누군들 사이좋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경쟁 사회에서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건 의도했건 서로서로 경쟁 속에서 다툼도 일어나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뿐만 아니라 행복 관련 대부분의 책에서 말하는 답은 항상 한결같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점도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눈에 띄는건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의 자세인 것 같았다. 마음이 급해지면 스스로 천천히 가라고 다그친다는 할아버지의 말이 인상 깊다. 어차피 무엇을 이루건 금방 행복에 둔해지고 또 다른 목표를 찾게 마련인데 결과도 좋지만 과정을 조금씩이라도 즐기면서 천천히 가려는 삶의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다소 쉬우면서도 어려운 듯해도 나도 지금부터라도 실천해 보고 싶은 삶의 자세이다. 내용은 좀 뻔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장수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 습관을 한 번 확인해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 보면 좋은 책이다.